부모 돈을 빌려 해외송금할 수 있을까 (한국은행 신고와 놓치기 쉬운 3가지)
부모가 자녀에게 돈을 주면 증여세가 붙습니다. 그런데 주는 것이 아니라 빌려주는 것이라면 증여가 아니니 증여세도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부모가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돈을 빌려주고, 자녀가 그 돈을 해외로 송금해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해외송금보다 훨씬 어렵고 절차가 복잡합니다. 세금뿐 아니라 외환 문제까지 함께 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례: 캐나다에 있는 자녀에게 2억원을 빌려준다면
2026년 9월, 한국에 사는 아버지가 캐나다에 사는 자녀에게 2억원을 빌려주려 합니다. 아버지와 자녀 모두 한국 국적자이고, 자녀는 세법상 비거주자입니다.
이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해외에 보낼 수 있을까요?
송금보다 먼저 할 일은 신고입니다
빌린 돈을 해외로 보내려면 관할 기관의 사전 신고를 먼저 거쳐야 합니다. 보통 외국환은행 또는 한국은행 중 한 곳입니다. 위 사례처럼 개인이 비거주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경우는 한국은행 신고 대상입니다.
제7-13조와 제1항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대출을 하고자 하는 경우 (…) 에는 한국은행총재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이 항에 의한 신고사항 중 다른 거주자의 보증 또는 담보를 제공받아 대출하는 경우 및 10억원을 초과하는 원화자금을 대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대출을 받고자 하는 비거주자가 신고하여야 한다.
원화 10억원을 넘지 않는 이번 사례에서는 아버지가 신고 주체입니다. 신고를 건너뛰고 그냥 보내면 과태료가 나옵니다. 그것도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제18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신고를 하고 자본거래를 한 자 (…) 에게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구체적인 금액은 같은 법 시행령 별표 4가 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총재에게 하는 신고를 빠뜨린 경우 200만원과 위반금액의 4% 중 큰 금액입니다. 2억원을 신고 없이 보냈다면 과태료만 800만원입니다.
놓치기 쉬운 3가지
빌린 돈으로 하는 해외송금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내 돈이 아니라 남의 돈이니 승인받기가 더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실무에서 고객분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지점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1. 돈을 빌려준 사람까지 함께 검토받습니다
내 돈을 해외로 보낼 때는 나만 봅니다. 이 돈이 어디서 났는지, 미납 세금은 없는지, 다른 외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한 뒤 송금이 승인됩니다. 이 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해외송금, 자금출처 소명에서 막히지 않으려면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빌린 돈이라면 여기에 돈을 빌려준 사람에 대한 검토가 추가됩니다. 그 사람이 빌려준 자금은 또 어디서 났는지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송금을 준비하기 전에, 나뿐 아니라 돈을 빌려준 사람 쪽에도 걸릴 것이 없는지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2. 무이자로 빌려주면 송금 승인이 어렵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2억원 남짓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줄 수 있다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다만 이것은 세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받은 경우에는 그 금전을 대출받은 날에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을 그 금전을 대출받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금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금액 미만인 경우는 제외한다.
여기서 기준금액은 1천만원이고(같은 법 시행령 제31조의4 제2항), 적정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무이자로 빌려준 금액에 4.6%를 곱한 값이 1천만원 미만이면 증여세가 없다는 뜻이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억 1,700만원입니다.
문제는 해외송금까지 하려면 세금만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외환 쪽에서 보면 무이자 대여는 정상적인 금전대차로 인정받기 어려워, 관할 기관이 승인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송금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무이자 차용은 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3. 상환기간 안에 실제로 갚아야 합니다
실제 상환은 세금과 외환 양쪽에서 모두 중요합니다.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으면 갚아야 합니다. 갚지 않으면 그 거래는 차용이 아니라 증여입니다.
게다가 개인이 비거주자에게 빌려준 돈은 신고 단계에서 이미 국세청으로 넘어갑니다.
지정거래외국환은행의 장과 한국은행총재는 각각 제1항과 제2항에 의한 신고 중 법인이 아닌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대출에 대해서는 동 신고내용을 매월별로 익월 20일까지 국세청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국가기관이 상환 여부를 계속 지켜본다는 뜻입니다. 상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 증여세와 가산세가 추징되고, 외환 쪽에서 과태료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정리
빌린 돈으로도 해외송금은 됩니다. 다만 내 재산을 보내는 것과 비교하면 난도가 훨씬 높고, 절차를 하나 놓치는 순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단위의 과태료가 따라붙습니다.
송금을 준비 중이시라면 아래 세 가지를 먼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한국은행 신고 대상인지, 신고 주체가 부모인지 자녀인지 확인했는가
- 차용증에 이자율과 상환기간이 들어가 있고,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을 계획이 있는가
- 상환기간 안에 갚을 자금 계획이 서 있는가
빌린 돈으로 해외송금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첫 송금 전에 전체 그림을 한 번 맞춰 보시길 권합니다. 정택스플랜으로 상담을 요청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 부모가 자녀에게 빌려준 돈도 해외로 송금할 수 있나요?
- 가능합니다. 다만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대출하는 것은 자본거래에 해당해, 외국환거래규정 제7-16조 제2항에 따라 한국은행총재에게 사전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 없이 송금하면 200만원과 위반금액의 4% 중 큰 금액이 과태료로 부과됩니다.
- 무이자로 빌려주면 해외송금이 안 되나요?
- 세금 측면에서는 적정 이자율 연 4.6%를 적용한 이자가 1천만원 미만이면(금액으로는 약 2억 1,700만원) 증여세가 없습니다. 그러나 외환 측면에서는 무이자 대여를 정상적인 금전대차로 보기 어려워 관할 기관이 승인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송금을 계획한다면 이자를 설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빌린 돈으로 해외송금한 뒤 갚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 차용이 아니라 증여로 보아 증여세와 가산세가 추징됩니다. 개인이 비거주자에게 빌려준 대출은 신고 내용이 매월 국세청장에게 통보되므로(외국환거래규정 제7-16조 제3항) 상환 여부가 계속 관리됩니다. 여기에 외환 측면의 과태료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